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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사모광장

‘석유화학단지 주변지역 지원 법률’ 제정되어야

‘충청권 최초 국제관문’, ‘환황해권 중심항만’, ‘매년 물동량 신기록 달성’ 등은 서산 대산항을 두고 하는 말이다. 화려한 수식어 만큼이나 1991년 개항 이래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런 서산 대산항의 발전의 뒤에는 국내 2위의 석유화학산업을 자랑하는 대산석유화학단지가 있다.


대산석유화학단지는 어떻게 조성되었을까? 뜻밖에도 1988년 민간에 의해 개발되었다. 현재 대산석유화학단지에는 1,561만㎡의 부지에 현대오일뱅크, LG화학, 한화토탈, 롯데케미칼, KCC 등 70여 개의 석유화학업체와 석유정제시설, 국가석유비축기지가 밀집해 있다.


서산시는 30여 년간 석유화학산업을 국내 제조업 3위, 에틸렌 생산 능력 세계 4위라는 타이틀을 갖도록 이끌었다. 또한 대산 공단에서 1년간 납부하는 국세는 4조 5,000억 원에 달한다.


이토록 화려한 이력 뒤에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바로 대산석유 화학단지는 국가산업단지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정부의 관심에서 제외된다는 의미기도 하다. 또 대산석유화학단지 5개사에서 매년 납부하는 천문학적인 세금 중 서산시의 몫은 얼마나 될까? 0.61%의 수준이다. 그것도 충남과 서산시로 나누어 귀속된다.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 인근에서는 수년간 크고 작은 사고가 있었다. 정박 중인 폐유 운반선이 폭발했고, 원유 유출, 화학단지 내 화재 등이 있었다. 또한 대형 탱크로리 운행으로 인해 교통사고가 급증했으며, 지난 2015년에는 사망교통사고 전국 1위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다. 2017년 사상 초유 기름 유출 사고를 낸 허베이 스피리트호도 대산석유화학단지에 원유를 공급하기 위해 입항 대기 중인 유조선이었다.


공해와 미세먼지로 인해 주민건강도 위협받고 있다. 최근 지역 주민 건강영향조사에서는 심리적 스트레스가 높게 나타났다. 특히 충남 서북부 지역은 미세먼지의 원인으로 꼽히는 화력발전과 석유화학단지가 위치해 있어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국립환경과학원과 충남연구원의 연구 결과에서도 평균치를 웃도는 유해물질이 조사되었다. 인간은 누구나 쾌적한 환경에서 살기를 원한다. 헌법에서 보장하는 인간다운 삶을 위한 기본권조차 지켜지지 못하는 것이다. 앞에서 언급했듯 대산석유화학단지가 국가산업단지가 아니라는 것 또한 여전히 우리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지방세 비율이 낮은데다가 국비 지원까지 미미하여 주변 도로망 및 공공시설 등 인프라 구축과 환경유지 비용 부담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석유화학단지 주변지역에 대한 지원은 당연지사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석유화학단지 주변지역 지원 법률’ 제정이 시급하다. 제17~19대 국회에 발의됐던 ‘석유화학시설 주변지역 지원 법안’에 대한 논란과 정부의 반대 끝에 국회 회기가 종료되면서 자동 폐기된 바 있다.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첫째가 합심(合心)이다. 지난해 6월 바쁜 일정을 뒤로 하고 직접 여수시장을 만나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였고, 법률 제정에 대한 협의체 구성, 연구용역, 국회 정책 토론회를 함께하기로 했다. 성일종 국회의원은 정책세미나를 개최하고 석유화학단지 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하는 등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둘째는 유연성이다. 이전 법안은 유사 에너지시설과의 형평성과 기업의 부담 가중을 이유로 무산되었다. 법에 의한 기금 조성 외에도 다른 방안을 강구하면 된다. 특정 목적 세목을 신설하거나,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조정하는 방안도 있다. 또한 천연가스(LNG) 인수기지 주변지역 지원 사례처럼 한국석유공사를 통해 지원을 시행할 수 있다는 점을 어필할 계획이다.


서산시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여 우물이 옆에 있는데 목말라 죽는 일은 없도록 할 것이다. 여기에 서산 시민의 바람을 곁들인다면 이보다 더 좋은 전략적 접근은 아마도 없으리라 생각한다. 


국가 정책과 법률 제정은 한 발 앞서 먼 미래를 겨냥해야 한다. 현재의 여건에 맞춰진다면 숨 가쁘게 변화하는 시대에 늘 뒤쳐질 수밖에 없다. 미래의 발전 잠재력과 확고한 계획 속에서 추진되어야 한다. 과거에 불가능했다라는 고정관념이 현재의 발목을 잡는다면 미래 또한 외면 받을 것이다. 미래의 서산, 충남, 대한민국을 위해서는 ‘석유화학단지 주변지역 지원 법률’은 반드시 제정되어야 한다.


대전MBC도 지역과 50년이 넘는 세월을 함께해 왔듯이 환황해권의 중심도시로 개척해 나가는 서산시의 여정에도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 주기를 희망해 본다. 또한 100년 친구 대전MBC가지역민의 신뢰 속에 더 크게 발전하고 지역 미디어 매체를 선도해 나가기를 기원한다.


충청남도 서산시장 이완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