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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지역의건강지킴이닥터人

수족구병

전염성이 매우 강한 수족구병

대부분의 일반 성인들은 잘 모르지만 자녀를 둔 부모님들은 아마도 한번쯤은 ‘수족구병’에 대해 들어봤을 겁니다. 약간 촌스러운 듯한 이름의 수족구병은 설마 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한자로도 ‘손 수(手)’, ‘발 족(足)’, ‘입 구(口)’이고 영어식 질병 명칭도 ‘Hand foot mouth’로서 말 그대로 ‘수족구’인 병입니다. 이름만 들어도 대략 손, 발, 입에 무언가 탈이 나는 병이라고 짐작은 하지만 정작 알면 알수록 궁금증이 많이 생기는 질병이기도 합니다.


수족구는 엔테로바이러스군(Enterovirus Group)에 속하는 바이러스 중 주로 콕사키바이러스(Coxsackievirus) A16에 의해 생기는 질병입니다. 매년 5월부터 10월 사이에 유행하고 4~6일의 잠복기를 거쳐 손, 발, 입에 수포를 발생시키며 전염력이 강합니다. 아이들의 경우 손, 발에 별다른 자각증상이 없으나, 성인의 경우에는 일상생활이 불가능(물건을 잡기도, 걷기도 힘듦)할 정도로 손, 발에 심한 통증을 느낍니다. 수족구에 걸린 아이들의 주된 증상은 심한 발열과 인후통이며, 이로 인해 먹지도 못하고 심하게 처지게 됩니다.


구내염(Herpangina)은 수족구와 마찬가지로 엔테로바이러스 감염되어 발생하는데 수족구 소견 중에 구강 소견만 발생한 것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구내염 또한 심한 발열과 인후통이 주된 증상이며 이환 기간은 수족구와 비슷합니다. 이렇듯 수족구와 구내염이 명쾌하게 구분되고 진단 또한 칼같이 쉬웠으면 무척 좋겠으나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 이유로 우선 엔테로바이러스군에 속하는 바이러스가 폴리오바이러스(Poliovirus), 콕사키바이러스(Coxsackievirus), 에코바이러(Echovirus), 엔테로바이러스(Enterovirus)로 종류가 많고, 아종까지 포함하면 200종이 넘을 만큼 다양한데 각각의 감염 후 질병 양상이 비슷한 듯 다른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수포 소견은 확실한데 입안이 깨끗한 경우도 있고, 손가락에 한 개의 수포가 생겨 며칠 관찰했지만 이상이 없어 수족구가 아니라고 판정을 받았는데 5일이 지나 발열과 함께 구강 내수포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2세 미만의 나이가 어린 경우에는 발진이 전신을 덮는 경우도 있어 홍역이나 수두로 오인하게 되는 경우도 있고, 나이가 많은 연장아에서는 손발에 수포성 병변이 없이 약간의 발적만 있기도 합니다. 심지어는 발진이 생겼다가 소실되었는데 다시 생기기도 합니다.





예방 백신이 없어 개인위생 관리에 신경 써야

엔테로바이러스 감염증은 또한 이런 환자 개별적인 차이뿐만 아니라 매년 성향도 달라지는데 어느 해에는 유달리 고열이 심한수족구가 유행하고, 또 어떤 해에는 통증이 심한 수족구가 유행합니다. 하지만 이런 소소한 차이 말고 꼭 주의해야 할 합병증이 있는데,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이며 연간 10,000명 정도 발생합니다. 수족구병이 대유행을 한 2008년도에는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이 무려 48,000명이 넘게 발병하였고 당시 사망한 아이들도 많았습니다. 이는 엔테로바이러스 71형의 유행과 관련이 있는데, 과거에는 4~5년을 주기로 발생하였으나 다행히도 2017년 현재, 최근 10년 가까이는 유행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전염력이 강한 질병에 대해 백신이 개발되었듯이 수족구병도 백신이 생산되면 좋겠으나 엔테로바이러스의 다양성을 이유로 백신 개발이 어렵습니다. 2013년에 중국에서 수족구 백신이 개발되었다고는 했으나 엔테로바이러스 71형 중 C4변종에 대해서만 예방효과가 있는 백신이었습니다. 


위의 이유로 수족구병은 한 번 걸렸다고 해서 해당 면역이 생기지 않고 1년 안에 수차례 감염될 수도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수족구의 예방을 위한 최선의 방책은 손을 깨끗이 씻는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뿐이므로 부모님들은 아이들의 손씻기에 더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 주시길 바랍니다.



도움말 : 이종호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리포터 : 김용삼 대전MBC 닥터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