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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행사

“달걀 한 판에 4,000원, 늦으면 없어요~” 생산자가 직접 판매하는 명품 농특산물, 로컬푸드 푸른밥상 직거래장터 9월 29~30일, 더 풍성한 한가위 장터 열려




“우리 아빠 엄마가 키운 멜론이에요”

매주 토요일 대전MBC 사옥 주차장에서 열리는 푸른밥상 직거래 장터가 추석을 맞아 더욱 풍성해진 밥상을 들고 소비자를 찾아 왔다. 지난 23일과 24일에 이어 29일과 30일 추석맞이 큰 장터가 열릴 예정이다. FNC(대전MBC 자회사 농업법인) 측은 “29일과 30일에 열리는 장터에는 알찬 추석선물 세트와, 기타와 색소폰 버스킹, 자전거와 냉장고 경품 등을 마련해 추석 전 알뜰 쇼핑을 원하는 주부들에게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매주90여 농가가 장터에 참여했는데, 이번 행사는 150여 농가 참여로 선택의 폭이 커졌다. 흥겨운 무대 공연은 장르가 다양해졌고 인기 농산물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경매 행사도 진행한다. 경매는 상한가가 정해져 있어 품질 좋은 햅쌀 10kg을 2만 원, 1등급 한우사골 세트를 반값에 구입할 수 있다. 경매 경쟁이 치열할 경우 마지막 낙찰자는 가위바위보 승자에게 넘어갈 예정이라고. 비단 경매가 아니더라도 150여 부스의 알찬 농특산물은 귀한 주말에 일부러 장터를 찾은 소비자를 배신하지 않는다. 달걀 파동 이후 더욱 불티나게 팔리는 <홍성 크로바 양계 식품>의 신선란, <부여 와보라 수박> 농장의 설탕보다 달콤한 수박과 살살 녹는 멜론, 1960년부터 가업으로 떡을 찌는 <연뜰애> 등. 부스 하나하나 생산자의 긍지와 사연이 담긴 먹거리를 만날 수 있다.


“엄마 아빠가 수박이랑 멜론을 키우면 제가 파는 걸 도와요. 직접 키운 시금치도 있고 아기 멜론으로 담근 장아찌도 엄청 맛있어요. 드셔보세요.”


야무지게 시식을 권하는 이예원 양은 올해 초등학교 6학년으로 <부여 와보라> 농장 부부의 큰딸이다. 매주 부모님을 도우며 직거래장터에서 수박과 멜론을 팔기 시작한 지 일 년이 훌쩍 넘었다. 유난히 더웠던 작년과 올해 무더위 속에도 예원 양은 부스를 떠나지 않았다. 부모님이 직접 키운 농산물을 수완 좋게 판매하는 어린 사장님 덕분에 <부여 와보라> 수박은 언제나 완판 신화를 기록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장터 속 프리미엄관

“우리는 딸이랑 사위가 연잎 농사를 하고 내가 파는 걸 거들어요. 우리 떡은 연자육이랑 연잎 분말로 만들어요. 그러면 떡이 얼마나 쫄깃하고 맛있는지 모르시죠?”


시식용으로 대체 얼마나 준비를 했는지 먹는 떡이 반, 파는 떡이 반이다. 보기에도 쫀득한 연잎 절편을 뚝뚝 잘라 콩고물에 묻힌 연잎 떡은 썰기가 무섭게 사라지고 먹어 본 사람은 꼭 두어 개씩 떡 꾸러미를 사 들고 간다. 몸에 좋은 건 다 알지만 값싸고 질 좋은 연잎 제품을 구입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직접 키우고 세척하고 분쇄해 만든 연뜰애차 세트는 혼자 먹기 아깝다며 선물용으로 구입하는 주부들이 많다.


“장터라고 하면 검정 봉지에 막 담아 주는 모습을 상상하잖아요? 그런데 여기 장터는 유달리 선물용으로 좋은 제품들이 많아요. 싼 제품이야 판매하는 곳이 많죠. 하지만 선물에 적합한 제품을 싸게 판매하는 곳은 정말 없어요. 장터 속 프리미엄관이랄까?”


야생화와 식용 꽃으로 꽃차를 만들어 판매하는 <계룡산 愛 자연담은> 부스 앞에 멈춘 주부 한 명이 화려한 꽃차를 감상하며 말했다. 얼핏 들어보면 판매자가 아닐까 싶었는데 알고 보니 장터에 자주 오는 고객 중 한 분이었다. 맛에 입이 즐겁고 모양에 눈도 즐거운 제품이 많아 매주 직거래장터를 찾는다고. 월평동에서 친구들과 함께 왔다는 주부는 일단 장터에 들어서면 <크로바 양계식품> 부스로 달려가 달걀 두 판을 산 후 가판대에 맡겨 놓고 느긋하게 쇼핑을 즐긴다는 노하우를 들려줬다. 통통한 햇밤은 깎아 달라고 주문해 밥을 지을 때 한 줌씩 넣어 같이 지어 먹으면 밥맛도 꿀맛이라고. 장터 폐장 시간은 한참이 더 남았는데 슬슬 바닥이 보이는 크로바 양계 식품 사장이 말한다.


“여긴 샀던 사람이 장사를 거드는 곳이에요. 먹어 보고 다시 찾고, 그러다 이름도 모르는 고객인데 친구 같고 가족 같이 느껴지고 그래요. 내가 잘 키운 달걀을 이분들이 드시는구나 싶어 매주 장터 나오기 전에 꼼꼼하게 잘 챙겨서 나옵니다. 키울 때 정성은 말할 것도 없죠. 자, 달걀이 한 판에 4,000원! 서두르세요.~


안시언 /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