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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행사

미래를 ‘듣는’ 특별한 시간으로 초대합니다 대전MBC 창사 53주년 & 「4차 산업혁명 특별시 대전」 기념음악회 대전시립교향악단 AI와 클래식이 전하는 판타지

대전MBC는 매년 가을, 창사기념일 즈음해 지역민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방송·문화 콘텐츠를 마련한다. 특별기획 다큐멘터리와 지역사회 각 분야에 숨은 일꾼을 상찬하는 한빛대상을 비롯해 다양한 축제와 콘서트를 열어 시·청취자들의 일상에 다채로운 가을색을 물들인다. 창사 53주년을 맞은 올해는, 가을의 끝자락을 독특하고 환상적인 음악으로 채색한다. 11월 2일(목),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펼쳐질 무대를 미리 살펴본다.




수평선 너머의 미래를 ‘듣다’

‘A View beyond the horizon(수평선 너머의 관점)’을 슬로건으로 내건 잡지가 있다. 바로 세계 잡지계의 영재로 평가받는 영국의 편집자 ‘타일러 브륄레’가 2015년 창간한 <포캐스트>이다. (그는 이미, 종이잡지가 쇠퇴하던 2007년 <모노클>이라는 월간지를 창간해 종이 매체의 새로운 잠재력을 천명했다.) <포캐스트>는 1년에 한 번 연말에 발간된다. 신년을 앞두고 한 해를 되돌아 보는 진부한 ‘리뷰’나 단편적인 ‘프리뷰’에서 탈피해, 새로운 방식으로 각 분야의 ‘미래’를 담아낸다. 잡지가 아닌 일종의 제의다.


수십 페이지의 종이들이 속삭인다. “자. 수평선 너머를 바라보자. 다가오는 것들이 보이는가? 당신은 어떤 미래를 꿈꾸는가?”라고. 참신한 저널리즘이 응당 그러하듯이 여기 또 하나의 ‘새로운 시선’을 제의하는 자리가 있다. 대전MBC와 대전광역시가 공동주최하는 ‘대전MBC 창사 53주년’ & ‘4차 산업혁명 특별시 대전’을 기념하는 음악회. 대전시립교향악단의 연주로 펼쳐지는 <AI와 클래식이 전하는 판타지>이다. 악보 위의 음표들이 속삭인다. “자. 수평선 너머를 바라보자. 다가오는 것들이 들리는가?”


AI가 작곡하고 대전시립교향악단이 연주하다

음악회와 AI(인공지능)라니? 다소 생소한 조합이라 여겨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인공지능은 이미 산업의 영역을 넘어 섬세하고 창조적인 예술의 영역에도 도전 중이다. 특히 인공지능이 스스로 학습하는 딥러닝(Deep Learning)의 발전에 힘입어 최근 몇년 사이 예술 장르에서 놀라운 성취를 거듭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네 개의 팔을 가진 로봇이 고난도의 마림바 연주를 선보였다. 일본에서는 인간과 똑같이 생긴 안드로이드 로봇이 연극을 한다. 스페인의 안무가 ‘블랑카 리’는 5년째 춤추는 로봇과 함께 세계 순회공연 중이다. 그리고 이제 대한민국 대전에서, 미국의 인공지능 작곡가 ‘에밀리 하웰(Emily Howell)’의 ‘유년기의 끝(Childhood’s End)’이라는 곡이 초연된다. 대전시향의 관계자는 “대부분의 관객들에게도 처음 접하는 인공지능 작품이 될 것이다. 이번 연주가 대전 클래식계의 하나의 획을 긋는 연주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 음악과 클래식의 만남

이번 연주회의 첫 무대는 구스타브 홀스트의 ‘행성’ 중 ‘목성, 쾌락의 신’이다. 홀스트에게 국제적인 명성을 안겨준 이 작품은 1918년 초연된 이후 할리우드 영화음악을 비롯해 우주를 다룬 여러 음악 작품들의 원형이 되었다고 한다. 또한, 존 아담스의 ‘빠른 기계에 잠깐 탑승’을 비교 감상함으로써 미래 음악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여기에 축하무대로 화려하게 연주될 소프라노 김순영의 ‘아! 꿈속에 살고 싶어라’나 테너 서필과 함께 부르는 ‘축배의 노래’는 미래의 ‘유토피아’를 꿈꾸는 희망적 분위기를 느끼는 무대가 될 것이다.


음악회의 2부는 피아니스트 서혜경과 함께한다. 서혜경은 1980년대 음악계의 슈퍼스타였다. 풍부한 음향과 자유로운 리듬감에 휩싸인 열정적 피아니즘에 많은 청중들이 매료됐고, 그녀는 세계를 무대로 활동한 1세대 한국인 음악가로 늘 선봉에 서왔다. 활발한 연주활동 가운데 닥쳐온 유방암이라는 고통도 그의 열정을 쉽게 꺾지 못했다. 이번 무대에서 서혜경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제5번 내림 마장조, 작품 73 ‘황제’를 연주해 ‘건반 위의 여제’의 귀환을 알리며 클래식 음악의 정수를 선사할 예정이다.


클래식은 200년, 300년 이상 세월의 무게를 고스란히 견디고 살아남은 고마운 음악이다. 예술이 갖고 있는 이러한 생명력은 우리에게 오늘을 경험하고 미래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안겨줄 것이다. 자세한 공연프로그램과 출연진 및 정보는 대전시립교향악단 홈페이지(www.dpo.or.kr)를 참고하거나 전화(042-270-8382~8)로 문의하면 된다.


김가미 /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