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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가사람들

대전MBC ‘고향마실 페스티벌’을 진행하며

행사감독은 행사 기획부터, 홍보, 행사장 조성, 마무리까지 행사 관련 모든 일을 처리해야 합니다. 행사 진행에 있어서 홍보 및 기획도 중요하지만 제일 중요한 부분은 안전입니다. 아무리 재미있는 프로그램이라 할지라도 안전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진행을 할 수 없습니다. 그동안 대전MBC와 함께했던 다양한 행사가 큰 안전사고 없이 진행된 것도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대전MBC와의 인연

‘고향마실 페스티벌’의 행사감독을 몇 년 째 맡고 있는 저는 대전MBC와 조금 특별한 인연을 가지고 있습니다. 1982년 프로야구가 창설됐을 때 어린이였던 저는 MBC청룡 야구단에 입단을 했습니다. 그때는 대전MBC가 선화동에 있었는데, 회원가입을 하고 대전MBC를 처음 방문했습니다. 당시 회비가 5,000원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가입할 때 받은 야구점퍼와 모자, 가방, 수첩, 야구공 등 기념품을 하나 가득 받아 집에 오면 동네 친구들이 모여들어 구경하고 부러워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MBC청룡의 성적은 그다지 좋지 않아서 어린 나이에 속상해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보를 만드는 회사에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회사에서 제작하던 사보 중에는 대전MBC 사보도 있었습니다. 당시 사보 제작을 하며 자연스럽게 방송사에서 하는 일을 알게 되고 관심도 갖게 되었습니다. IMF 이후에는 회사를 옮겨 서울에 있는 한 이벤트 회사에서 행사감독으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대전MBC 사보 제작을 진행하면서 다양한 행사현장 취재를 나가 어깨너머로 본 것들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벤트 일을 하면서 방송사에서 일을 해보고 싶다는 꿈도 생겼습니다. 그러던 중, 꿈처럼 대전MBC 행사를 대행하게 되었습니다.





행사감독으로 다시 만난 대전MBC

처음으로 대전MBC 행사를 맡은 것은 2014년 5월 ‘충남어린이큰잔치’였습니다. 그러나 2014년 신종플루 확산으로 전국에서 모든 행사가 취소 또는 연기가 되었고, 안타깝게도 ‘충남어린이큰잔치’도 취소가 되어 상실감이 무척 컸습니다. 그러나 이후 이것이 인연이 되어 다양한 프로그램을 대전MBC와 함께할 수 있었습니다. 2014년 8월에 ‘제1회 고향마실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로컬푸드 푸른밥상 김장담그기’, ‘논산 딸기 설향 홍보 프로모션’ 등 지금까지 수많은 프로그램들을 대전MBC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모든 행사가 힘들고 긴장되지만 제일 책임감이 큰 행사는 ‘고향마실 페스티벌’이었습니다. ‘제1회 고향마실 페스티벌’을 시작했을 때 이 행사가 과연 잘 될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입장하는 것을 봤을 때는 무척이나 가슴이 뿌듯했습니다.


대전MBC와 충남농어촌휴양마을협의회가 주최하는 이 행사에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만들어져 방문객을 즐겁게 했습니다. 공동 체험장에서는 ‘개구리 전시전’, ‘나비체험’, ‘대형 화채 만들기’, ‘미꾸라지 잡기’, ‘상추 모종 나눔 행사’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졌습니다. 행사 프로그램이 많아 힘들었지만, 가장 힘들었던 점은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것들을 직접 농촌에서 구해 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메뚜기 체험장을 만들기 위해 메뚜기 1,000마리를 잡아 오기도 했습니다.


그런 덕분에 농촌마을협의회 회장과도 수시로 전화 통화를 해야 했고, 행사 이후 마을 이장님과는 친분이 생겨 지금도 안부통화를 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이렇게 고생하는 분들이 있어서 57,000여 명의 관람객이 다녀가는 등 행사는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그때의 감동은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행사감독을 하면서 힘들고 어려운 일이 없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보람차고 가슴 뿌듯한 일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오늘도 즐겁게 행사장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습니다. 볼 때마다 반갑게 맞아주는 대전MBC 직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양재호 / 행사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