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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꿈꾸면 현실이 된다 ‘제1회 대전시민창작페스티벌’ 개최

“체험하고, 만들고, 즐기고! 내가 바로 Maker!”

이것이 무슨 구호냐고요? 이것은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그 생각을 현실로 만들어내는 창작활동을 응원하는 말입니다. 창의력을 강조하는 세상이 되면서 생각을 구체화하는 메이킹을 강조하는 세상이 되었고, 이런 활동을 널리 알리기 위해 지난 주말에는 대전근현대사전시관(옛 충남도청)에서 ‘제1회 대전시민창작페스티벌’이 열렸습니다.




문명이 한 바퀴 돌아 우리는 다시 메이커

21세기에 다시 메이킹(Making)의 강조라니, 참 아이러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인간은 원래 오래 전부터 모두 메이커였습니다. 이 세상에는 오직 자연뿐이었기 때문에 사람은 목숨을 유지하기에 필요한 것을 끊임없이 생각하고 만들어내야 했습니다. 추위를 막기 위해 나뭇잎, 동물 털가죽으로 체온을 유지하는 옷을 만든 것도 메이킹입니다. 동물 털가죽을 얻으려면 사냥을 해야 했는데, 치명적인 무기라고는 몸에 지닌 것이 없는 인간은 동물보다 발달한 두뇌와 두 손을 이용해 무기를 메이킹하여 동물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약한 힘을 보강하고 생존에 필요한 것을 생각하다가 점점 강한 도구를 만들었고, 더 많은 것을 가지려는 욕심에 남의 것을 빼앗는 무기로도 사용되었습니다. 남들보다 더 나은 도구를 만들려는 메이커 활동은 청동기, 철기 등으로 끊임없이 발전해왔습니다. 흙을 반죽해서 말리면 그릇이 된다는 것도 알았고 나뭇가지를 꺾어 집도 지었습니다. 우연히 마찰로 발생한 불을 얻은 것은 인간사회 발전의 큰 혁명이었습니다.


이처럼 우리 조상은 필요한 것을 끊임없이 생각하고 만들어 자급자족하며 사용했습니다. 이러한 생산활동은 어느 순간 기계가 대신하게 되었는데, 이때부터 인간 스스로 만들던 메이커로서의 능력을 점점 잃어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얻는 것이 있으면 반대로 잃는 것 또한 있는 법으로, 암기식 교육이 대세를 이루면서 창의력도 떨어지는 현실에서 편한 것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최근 세상 변화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생각은 금방 현실이 되고, 생각의 힘을 창의력이라고 부르며 강조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창의력 표현의 하나로 체험하고 고안하고 만들고 즐기는 메이커가 역사를 돌고 돌아 다시 현대사회 이슈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남과 다른 나만의 개성을 실현한다

현대사회의 메이커는 과거의 그것과는 의미가 다를지도 모릅니다. 과거에는 집단의 생존을 위해 협동해서 만들었다면 지금은 개개인의 개성과 창의력을 존중하려고 만듭니다. 일인 출판, 일인기업 등 개성을 담은 다품종 극소량 생산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말은 요즘 나온 것이 아닙니다. 필자가 대기업에서 의류기획을 하던 27년 전에 이미 ‘다품종 소량 생산’이 기획의 주요 과제였습니다.


9월 초에 대전문화재단이 개최한 ‘전국문화활동가대회’의 중요 이슈 중 하나도 메이킹 활동가의 사례였습니다. 이번 ‘시민창작페스티벌’은 대전에서 처음 열리는 것이라 아직 메이커 활동이 범시민적으로 확산되지는 않았지만 대전평생교육진흥원 건물에 있는 시민창작센터를 중심으로 그 싹이 커가고 있습니다.


뚝딱뚝딱 폐자재를 활용해 자동차와 로봇 만들기, 최근 자주 볼 수 있는 3D프린터로 만들기, 종이접기나 종이오리기 등의 체험, 그리고 예술가들의 공예작품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앗, 이거 흥미롭군!” 할 수 있는 뜻밖의 것을 기대했는데, 마침 흥미로운 것이 있었습니다. 손바닥만 한 작은 그림에 생활 소품을 이용해 재치 있게 표현한 작품들은 보는 이들을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칫솔을 샤워기의 물줄기로 표현했고, 이어폰 헤드에서 쏟아지는 음표로 샤워하는 사람도 머리를 끄덕이게 했습니다.

 

손톱깎이 위에는 널뛰는 사람을 그렸고, 맥주병 뚜껑으로 표현한 풍선에 매달린 술 취한 사람도 재미있었습니다. 호빵 종이를 이용해 그림을 그렸다가 주변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것을 보고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다는데, 경영학을 전공하는 대학생 허선재(대전대학교)의 작품이었습니다.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참가한 팀은 고객이 원하는 글씨와 그림을 그대로 마카롱에 새겨주는 의미 있는 작품을 했고, 시민창작센터 부스에서 진행한 ‘나만의 음료를 담아 캔실링’하는 것도 사업화 전망이 좋아보였습니다. 이처럼 뭔가 내 손으로 내 아이디어를 형상화하고 싶다면 국립중앙과학관의 무한상상실이나 대전평생교육진흥원에 있는 시민창작센터를 찾아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시민창작센터 042-385-0797)


주영선 / 대전MBC 블로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