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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학교에서 희망을 찾다 - 대전MBC 보도특집 다큐멘터리 <오래된 미래, 작은 학교>

 

 

대전MBC에서 아주 흥미로운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방송했습니다. 1부와 2부로 방송된 <오래된 미래, 작은 학교>는 교육 여건의 악화라는 이유로 1982년부터 시작된 ‘소규모학교 통폐합정책’ 이야기로 시작됐습니다. 우리나라 분교나 규모가 작은 학교들이 최근 35년간 3,678개교가 폐교됐다고 하니 사흘에 한 곳 꼴로 학교가 사라진 셈입니다. 이러한 정책은 현재도 지속되고 있고, 작은 학교의 통폐합 수치는 앞으로 얼마나 더 늘어날지 모릅니다. 사라지는 학교와 함께 우리의 미래 또한 희미해져 가고 있는 것이 아닐지 안타깝기만 합니다.

 

학교와 마을이 함께 성장
아버지께서 어릴 적 살았던 동네에는 아직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있지만, 두 곳 모두 폐교가 되어 몇 십 년째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만을 풍기고 있습니다. 그곳에는 아직 교실도 있고 놀이터도 있지만, 학생들의 목소리는커녕 사람의 흔적이라고는 어느 곳에도 없습니다. 학교에 다닐만한 아이들이 마을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해보면 아이들이 없어져서 학교가 사라진 것일까요. 아니면 학교가 사라졌기 때문에 아이들이 없어진 것일까요?


소규모학교 통폐합은 작은 학교에 들어가는 비용을 큰 학교로 옮겨서 더 큰 학교를 만들고, 더 나은 교육을 제공하겠다는 의도와 경제적 효율성 때문에 시작됐습니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의 경우 작은 학교를 살리기 위한 방법을 터득해 지속적으로 학생들을 위한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할렘가나 농·어촌 지역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커뮤니티 스쿨’이 생겼습니다. 1990년대를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5,000여 곳이 생겨난 커뮤니티 스쿨은 학생들은 물론 그 지역에 사는 누구에게나 의료, 회의, 행사 등을 지원해 주고 있습니다. 학교라는 개념을 ‘아이들을 가르치는 곳’에서 끝내지 않고,학교와 마을이 함께 성장한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학교의 개념과 기능을 확장한 사례입니다.


일본에서는 소규모 학교 3~4곳이 한데 모여 진행하는 공동학습인 ‘슈퍼 챌린지 플랜’이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마을이 아무리 멋있고 발전되어 있어도 학교가 없다면 사람들이 오지 않고, 마을이 황폐해진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작은 학교 살리기’운동을 실천한 것입니다. 또한 마을의 주민들이 학교 없애기에 찬성하지 않는 이상 학교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교생이 1명인 학교임에도 불구하고 폐교되지 않고, 최신식 교육시설이 구비되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학교에 다닐 학생이 한 명도 없다고 해도 폐고 대신 휴교를 선택합니다.

 

작은 학교의 희망
정부에서 소규모학교 통폐합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것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학교가 사라진 빈자리와 마을의 상실감 그리고 소외감에 대해 고려해 보았는지, 학교의 문을 닫음으로써 잃는 것들에 대해서는 이야기해 보았는지에대한 의문이 생깁니다.

 

그래도 다행히 작은 학교들의 불씨가 희미하게 살아나는 것 같습니다. 대도시에 염증을 느낀 사람들이 자연을 찾아 나서게 되었고, 아이들은 전국적으로 정부가 지원하는 ‘농촌유학센터’학교 등을 통해 작은 학교를 경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대전MBC가 보여준 <오래된 미래, 작은 학교>에서 작은 학교란, 꿈을 키우고 실현하는 곳이자 교육을 받는 아이들에게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는 곳이며 마을의 구심점이 되는 곳이라 말했습니다. 사람들도 힘들고 어려우면 잠시 휴식을 취했다가생기를 되찾듯이 작은 학교 또한 폐교라는 방법보다는 미래의 학교 주인이 될 아이들을 위해 잠시 기다려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김혜빈 / 대전MBC 블로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