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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의 행복을 찾기 위한 여행, <학교, 행복을 꿈꾸다> - 대전시교육청 에듀힐링센터를 만나다

해마다 늘어나는 위기가정. 그로 인해 학생들의 학업 중단과 학교 이탈은 날로 늘어나고, 상처 입은 학생들은 가정과 학교에서 관계를 회복하지 못한 채 방치되기도 한다. 한편 학생과 학부모들의 교권침해로 인한 교사들의 피해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아름다운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꿈과 행복을 가르쳐야 할 교사들이 가슴앓이를 하는 현실이다. 지금까지 교육현장에서는 ‘학생들’의 상처와 고민에 집중해왔다. 학교 폭력이나 다양한 학교 생활에서 어려움에 처한 학생을 위한 지원도 많아졌다. 단위학교에서 상담·치유를 제공하는 ‘위(Wee)클래스’와 교육청 등 외부에 설치하는 ‘위센터’ 운영, 전문상담인력 배치 등이 그것이다.

 

아이들의 행복, 그 출발점은?
학교 생활에 상처받고, 행복하지 않은 아이들을 생각해보자. ‘과연 자신만의 문제일까?’ 또한 ‘아이들만의 상처를 치유하고 위로하면 행복한 환경으로 변화할 것인가?’ 대전광역시교육청의 ‘에듀힐링센터’는 학교가 행복하기 위해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 교직원까지 모든 교육가족의 행복을 추구해야 한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학생을 위한 상담센터와 돌봄 기관인 위(Wee)센터를 포함해 학부모들의 상처와 치유를 돕는 피(Pee)센터, 교단에서 상처 입은 교사들의 치유상담과 코칭을 통해 아이들과의 새로운 소통기법을 모색하는 티(Tee)센터까지 …. 세 교육 주체의 행복찾기 과정을 돕고 있다.


제작진은 우선 딸의 사춘기로 삐걱거리는 가정을 찾았다. 사례를 분석하고, 딸과 엄마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에듀힐링센터의 검사와 상담을 진행했다. 서로 다르다고 생각했던 두 사람은 사실 같은 성향임이 검사를 통해 드러났다. 진짜 모습을 마주한 엄마와 딸은 서로 한 발짝 다가가는 계기가 되었다. 위기가정으로 부모의 손에서 벗어난 조카를 키우며 가슴앓이를 해온 고모의 사례 또한 접했다. 제작진은 고모에게 총 6주간의 학부모 상담 치유를 제안했다. 길지 않은 기간이었지만 고모는 상담과 치유를 통해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고, 행복을 찾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고 고백했다.

 

 

 

상처받은 교육가족, 선생님들의 고백
해마다 교권침해 사건은 수천 건을 넘는다. 교육부 통계에 의하면 교권침해 건수는 2014년만 해도 4,009건에 달했다. 전체 4,009건 중 단순한 수업방해(820건)에서부터 폭언과 욕설(2,530건), 폭행(86건)과 성희롱(80건)까지 일어났다. 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도 63건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2월 전교조에서 발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교사들의 감정손상지수는 콜센터 상담원보다 높았다. 상처받는 교사의 문제는 단순하게 교사만의 것이 아니다. 교사들은 학교에서 사실상 가장 오래 아이들을 마주하는 당사자이다. 때문에 교권침해는 수업의 질 저하로, 아이들의 상처로 이어지기도 한다. 교사에 대한 상처 회복과 치유가 시급한 이유이기도 하다.


대전시교육청의 에듀힐링센터는 상처받은 교사들의 상담과 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급변하는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며 소통하는 방법을 몰라 헤매는 교사를 위한 새로운 대화·상담기법인 ‘코칭’ 연수를 진행한다. 1년에 4~5번, 주 1회씩 한 달가량 진행되는데 여기에 대한 일선 교사와 교감, 교장에게도 꽤 인기가 많다. 코칭은 교사가 코치가 되어서 학생들에게 목표를 찾게끔 끊임없이 질문하고 대화하는 상담기법이다. 실제로 교사들은 코칭기법을 통해 학생들이 가진 문제의 답을 스스로 찾게 할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달라진 얼굴 표정을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코칭 수업에 참가하며 학생들을 만나고 있는 한 교사는 제작진에게 자신 경험담을 이렇게 털어놓았다.

 

 


“사실은 저만 상처 입었다고 생각했거든요. 아이들이 독설을 저한테 아무 생각 없이 툭툭 던질 때 …. 지금 돌아보니까 그 독설을 날린 이면에는 아이들의 아픔이 있었을 텐데, 그것을 들여다보지 못했구나. ‘사랑받고, 존중받고 있구나. 내가 잘할 수 있겠구나.’ 아이들이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코칭을 통해 짧지만 강렬한 질문을 던져보고 싶습니다.”

 

행복한 꿈을 꾸는 학교를 위해
코칭을 통해 아이들과 행복찾기 수업을 하는 한 교사는 ‘아이들은 언제나 행복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학교의 행복을 위해 누가, 무엇이 행복해야 할 것인가?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 아이들을 보살피는 부모가 행복의 주체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인생의 12년이란 짧지 않은 시간을 학교에서 보내는 우리 아이들. 학교가 행복해야 할 조건을 다시 생각해본다. 학교의 행복은 학교 안에도, 밖에도 있다. 어쩌면 우리 모두의 역할일지도 모른다.

 

최영규 PD / 편성제작국 제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