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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지역의건강지킴이닥터人

비타민D와 현대인

비타민이란?

비타민(Vitamin)은 생명유지에 필수적이라는 뜻의 ‘vital’과 유기물질이란 뜻의 ‘amin’의 합성어로, 개체의 성장과 유지에 필수적인 세포 대사를 위해 미량으로 요구되는 유기화합물을 말합니다.


물에 녹는 성질 여부에 따라 수용성[비타민B, 니아신(Niacin), 폴라테(Folate, 엽산), 비타민C]과 지용성(비타민A, D, E, K)으로 구별되며 모두 인체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사실 영양 상태가 좋아진 현대사회에서 임상적으로 비타민 결핍인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다만 수용성 비타민 중 폴라테(엽산)는 잘 알려진 대로 임신 시에 태아의 신경계 발달에 중요 성분이기 때문에 산모에게 추가적인 보충이 필요합니다.


현대인에게 더 필요한 비타민D

하지만 현대사회로 발전하면서 역설적으로 결핍되어 있는 비타민이 있으니 바로 비타민D입니다. 비타민D는 특이하게도 일반적인 비타민들과 다르게 호르몬의 성질이 강합니다. 남성, 여성 호르몬 같은 스테로이드 호르몬과 마찬가지로 비타민D는 콜레스테롤을 합성해서 만들기 때문입니다. 성호르몬은 생식 기관에서 만들어지는 반면 비타민D3(Cholecalciferol)는 피부에서 콜레스테롤과 자외선이 반응하여 만들어집니다. 식이를 통해 섭취하는 비타민 D2(Ergocalciferol)도 있는데 채소에서 얻어지는 스테로이드 중 하나인 에르고스테롤(Ergosterol)로부터 만들어집니다. 표고버섯에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사람과 마찬가지로 생표고버섯을 햇볕에 말리면서 자외선과 합성하여 만들어지는 점이 같아서 재미있습니다. 비타민D3와 D2는 약간의 구조적 차이는 있지만 생리적인 기능은 같습니다.


비타민D의 역할과 효능

전통적인 의학에서 비타민D의 주 역할은 칼슘과 인의 흡수를 조절하는 것이며 부족 시에는 구루병, 뼈무름증과 같이 뼈가 약해지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다양한 연구들이 많이 진행되어 다양하고 흥미로운 비타민D의 새로운 효능이 밝혀졌습니다.


비타민D 결핍 시에는 부갑상선호르몬 분비가 늘어나고 이로 인해 갑상선의 기능 이상이 초래되어 갑상선기능저하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 자체만으로도 전신의 무기력함과 피곤함을 느끼게 되지만 실제로도 심한 무기력증과 우울증 등 정신장애가 유발될 수 있습니다.


비타민D는 기본적으로 콜레스테롤, 즉 지방을 재료로 만들어지는데 비타민D가 부족하면 지방 소모가 줄어들게 된다. 또한 인슐린 조절능력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어 당뇨 위험도 높아지며 그로 인해 비만이 되기 쉽습니다. 실제로 비만과 비만이 아닌 사람 간의 비타민D 수치를 비교해 보니 비만환자에서 확연히 결핍되어 있었습니다.


새롭게 밝혀진 비타민D의 효능들

비타민D의 새로운 효능이 속속들이 밝혀지다 보니 2000년도 들어 전 세계의 수많은 의료기관에서 다양한 사례조절연구(Case control study)를 시행하였습니다. 그 결과 피부과학 쪽에서는 노화와 피부 재생 및 탈모에도 비타민D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고 있고 산과학에서는 비타민D가 불임에도 좋은 효과를 보인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정신과 연구에 따르면 비타민D 부족시 치매 위험이 2배 이상 높아진다고 하고, 내과학에서는 유방암 및 각종 암에 있어서도 비타민D 결핍 시 발생률이 높아지며 심장마비, 심부전,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의 발생률도 60% 정도 높아 진다고 합니다. 소아과학에서도 비타민D 결핍은 아토피피부염의 악화와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 있으며 비타민D의 본래 역할인 뼈의 성장 조절과 관련하여 키 성장에도 중요한 요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유럽인들보다 비타민D 수치가 현저히 낮은 한국인

이렇듯 비타민D는 나이와 상관없이 사람에게 매우 중요한 요소인데 최근 국내 통계(2010년 국민건강영양조사/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 93%가 비타민D 결핍이라는 충격적인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비타민D의 주된 획득 경로가 자외선에 의한 피부에서의 합성이라는 점에서 볼 때 우리나라보다 위도가 높아 햇볕 조사량이 떨어지는 유럽 지역의 사람들이 비타민D 수치가 낮아야 하지만 비교해본 결과 우리나라 사람들이 현저히 더 낮았습니다.


그 이유로 피부색의 영향이 있습니다. 멜라닌 색소가 많을수록 비타민D 합성에 불리한데 백인보다는 우리가, 우리보다는 흑인이 비타민D 합성 능력이 감소합니다. 물론 현대인들이 실내생활이 많아지고 야외 활동이 줄어든 영향도 있습니다. 또한 특이할 정도의 우리나라 사람들이 갖고 있는 햇볕에 대한 거부감도 원인이 될수 있습니다. 


물론 자외선은 피부암과 피부 노화에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자외선은 우리에게 비타민D를 선물해 주기도 합니다. 비타민D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던 그 옛날부터 유럽 사람들이 햇볕만 들면 잔디밭에 누워 일광욕을 했다는 사실이 우리의 몸이 본능적으로 얼마나 그것을 갈구해 왔는지를 설명해 준다고 봅니다.


종합영양제보다 야외활동을 통한 햇볕 쬐기를 추천

앞서 기술한데로 비타민D는 ‘Vital’이라는 말이 정말 잘 어울리는 생명 유지에 매우 중요한 성분입니다. 1주일에 2~3번 낮 시간에 반팔, 반바지차림으로 15분 이상 꾸준히 햇볕을 쪼이면 비타민D의 일일 유지 용량을 얻을 수 있지만 결핍이 심한 사람들은 단순히 음식과 햇볕만으로는 충족될 수 없습니다. 요즘 건강을 위해 많은 분들께서 종합영양제를 찾습니다. 조언을 드린다면 다 제쳐두고 햇볕을 쬐고 비타민D를 섭취하시기 바랍니다.


도움말 : 이종호 청소년소아과 전문의


리포터 : 김용삼 대전MBC 닥터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