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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가사람들

방송 90주년 기념 한국방송협회장 표창 수여 충청권 스포츠 중계의 개척자, 대전MBC 신영환 기자

달력에는 없지만 9월 3일이 무슨 날인지 아시나요? 바로 ‘방송의 날’이라고 합니다. ‘방송의 날’은 1964년에 제정되어 올해가 54회째인데, 이날 한국방송협회에서는 소속 공중파 회원사의 방송 중 우수한 방송 보도와 프로그램을 선발하여 작품상을 시상하고, 개인상도 준다고 합니다. 그것과 별도로 열린 방송 90주년 기념행사에서는대전MBC 보도국 신영환 기자가 한국방송협회장 표창을 받았습니다.

 

방송 상식 더하기 - 방송의 날, 방송 90주년

달력에도 보이지 않는 ‘방송의 날’은 아마도 방송인들의 행사라 일반 국민은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방송인들의 연말 시상식 같은 건가?’ 하는 궁금증에 내용을 좀 찾아보았습니다.


올해 ‘방송의 날’은 54회째인데, 방송 90주년 기념이라니 의아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럴 땐 폭풍 검색이 최고! 우리나라 땅에서 무선방송이 처음 시작된 것은 일제강점기인 1927년이었고, 그 방송의 시작을 기념하는 것이 방송 90주년 행사라고 합니다. 방송 90주년 행사는 10년 단위로 진행되며 한국방송대상과는 별개로 한국방송협회장 표창을 한다고 합니다.


한편 미국이 1920년에 첫 라디오 방송을 시작했다고 하니, 방송의 역사는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오십보백보군요. 경성방송국에서 일본의 호출부호인 ‘JO’로 방송을 송출했는데, 해방 후 1947년에야 비로소 독자적인 호출부호로 ‘HL’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날이 9월 3일이었고 1964년부터 ‘방송의 날’로 기념하기 시작했으니 방송호출부호의 독립을 실현한 중요한 날이군요. 이 정도 개요를 파악하니 우리나라 방송의 기본 역사에 개념이 좀 잡힙니다.





한국방송협회장 표창, 스포츠 보도 부문의 신영환 기자

신영환 기자는 1992년 대전MBC에 입사하여 지금까지 26년째 한 우물을 판 방송가의 베테랑으로, 2005년부터 지역 스포츠 중계방송 PD를 맡고 있습니다. 당시 충청권 지상파 방송은 중계를 하지 않던 시절인데, 신영환 기자가 선진 방송사를 찾아가 어깨너머로 기술을 배워와 충청권 스포츠 생중계를 시작했습니다. 배구 경기로 연습하고 곧 야구 중계로 실전에 뛰어들었는데, 야구 중계가 제일 힘이 들었다고 합니다.


축구는 공도 크고 공의 궤적을 예측하기 쉬워서 카메라가 따라가기 좋은데 야구는 공도 작고 공의 방향도 예측 불가여서 카메라가 놓치는 경우도 많았다니 정말 아찔했을 것 같습니다. 인기 스포츠뿐만 아니라 탁구, 태권도, 마라톤, 줄다리기 등 생활체육까지 대회를 만들어 중계방송을 진행했는데, 충청권 스포츠 산업 발전에 큰 역할을 한 장본인입니다.


초창기 생중계 시절에는 등에서 식은땀이 솟아오르는 순간도 많았다고 합니다. 스포츠 중계의 생생함이 살아있다는 게 생방송의 맛이니 당연히 일화도 많겠지요. 당시 야구 중계는 3시간으로 배정되었는데 야구 경기는 3시간을 넘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텔레비전에서 ‘정규방송 관계로 중계를 마칩니다’라고 자막이 나오던 것이 생각납니다. 경기가 한창 재미있을 때 그렇게 방송이 끝나면 항의도 빗발쳤지만 종합편성 채널이어서 다른 방도가 없었습니다. 한때는 궁여지책으로 오디오 없이PIP(Picture in Picture, 화면 위에 또 하나의 화면을 띄우는 기술)로 경기장면만 내보낸 적도 있다고 하니 먼 옛날이 아닌데도 까마득한 시절처럼 들립니다. 부산사직구장에서는 방송이 끝났는데 부하 직원의 실수로 타 방송사 코드를 뽑는 바람에 타사가 몇 분 동안 비상방송을 내보낸 적도 있습니다. 정말 아찔하지만 추억도 많은 생중계였네요.


덕분에 모처럼 한국 방송의 역사를 공부했는데, 한국방송협회 홈페이지에 있는 문구처럼 ‘공익성과 보편적 접근권으로 시청자와 소통하며 방송복지를 실현’하는 21세기의 방송으로, 10년 후에는 더 멋진 방송 100주년을 맞기 바랍니다.


주영선 / 대전MBC 블로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