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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가사람들

7일, 금강로하스축제 속 ‘전국청소년가요제’ 결승전 현장 - “우리 노래 한 번 들어보실래요?”

 

 

4월은 벚꽃축제의 달이다. 꽃이 피기도 전에 거리는 온통 ‘벚꽃 엔딩’의 노랫가락이 넘쳐나고 너도나도 상춘객의 무리 속으로 합류하기 바쁜 계절.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열린 금강로하스축제 현장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뛰어난 미인’이란 꽃말을 품은 벚꽃의 절정을 즐기기 위한 인파가 즐비한 축제 속에서 유난히 군중들이 운집한 곳은 바로 ‘제6회 전국청소년가요제’ 결승전이 열리는 무대, 대전MBC 라디오 <정오의 희망곡>의 공개녹화 현장이었다.

 

전국청소년가요제가 올해로 6회를 맞았다. 만 13~24세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으며 장르도 자유롭다. 올 행사는 대전MBC가 주최하고 대덕구가 주관했으며 진행은 유지은 아나운서와 임용무 MC가 맡았다. <정오의 희망곡> 진행자이기도 한 유지은 아나운서가 등장하자 그녀의 애칭인 ‘은디’를 외치며 환호하는 애청자의 모습도 보였다. 대전시티즌 장내 아나운서인 임용무 MC 역시 대전 시민에게 반가운 얼굴. 가요제의 성격상 방청객도 청소년이 절반 이상인지라 어느 때보다 환호성과 웃음소리가 크게 터져 나왔다.


식전 공연으로 신탄진 북부새마을금고 풍물단의 공연과 ‘오빠딸’의 밴드의 무대가 연이어 선보이고 드디어 예선을 통과한 11팀의 공연이 시작됐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이들은 솔로와 듀엣, 4인조 그룹 등이 속해 있었으며 고등학생 참가자가 대부분이었다. 한껏 꾸미거나 교복을 입고 등장한 그들의 모습에서 감출 수 없는 젊음의 풋풋함이 묻어나와 보는 이들이 절로 부모의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실수해도 괜찮아, 꽃처럼 아름다운 아이들
첫 번째 참가 팀은 공주 금성여자고등학교 4인조 여성그룹 ‘내추럴’. 마마무의 ‘정열의 꽃’을 무난하게 선보였다. 춤과 노래에서 따라올 여성그룹이 없다는 마마무의 퍼포먼스를 아마추어가 이 정도 수준으로 소화한다는 것은 상당한 연습 시간이 있었음을 짐작하게 했다. 긴장하지 않고 관객의 호응을 유도하는 모습도 음역대가 높은 파트도 안무와 함께 수준급으로 마무리한다. 첫 무대가 환호성으로 끝나자 두 번째 참가자는 살짝 긴장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고등학생 혼성 듀엣인 ‘은지성지’는 노래는 함께하지만 절대 이성친구 사이는 아니라며, 재빨리 참가곡을 부른다. 다음 참가자는 강원도 원주에서 대전까지 달려온 이아영 학생. 아델의 ‘HELLO’를 불렀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아델의 노래는 듣기는 감미로워도 쉽게 도전할 수 없는 곡. 그중 HELLO는 어떤 곡보다 가수의 수준을 쉽게 드러낼 수 있는 곡 해석 능력을 요하는 노래다. 영리한 선곡 덕일까. 이아영 양은 이날 금상의 영예를 안았다. 뒤를 이은 혼성 듀엣 ‘그냥 친구’와 솔로 김민주 학생, 유일한 대학생 참가팀인 ‘작곡밥’의 무대가 이어졌다.


그리고 엠팩트의 축하공연이 시작되자 친구를 응원하러 나온 여고생들이 의자에서 일어나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아직 잘이어 대성여고 강수민 학생의 ‘Listen’이 이어지자 객석은 조용히 귀를 기울였다. 관객들은 여고생이라 믿기지 않을 가창력에 한 번 놀라고, 상금은 대학교 등록금으로 사용하고 싶다는 귀여운(?) 소망에 두 번 웃었다. 야외무대에서 진행된 공개녹화가 아니라면 수민 양의 노래를 조용히 한 번 더 듣고 싶다는 소리도 객석에서 들려왔다. 이어 참가자 두 팀의 무대와 여성 4인조 ‘바바’의 무대가 끝나고 시상식이 진행됐다.

 


동상은 ‘가온’과 그저 친구 사이라고 박박 우기던 ‘그냥 친구’가, 은상은 혼성 듀엣 ‘필라그래피’, 그리고 대상 수상자엔 ‘Listen’을 부른 강수민 양이 호명됐다. 그리고 이들의 목소리는 잘 정돈되어 9일 대전MBC 라디오 <정오의 희망곡> 특집으로 전파를 탔다. 수상 여부와 상관없이 도전하는 청춘이 아름다웠다는 진행자의 말처럼 다소 실수와 우왕좌왕하는 모습에 웃음도 나왔지만, ‘하얗게 불살랐어요.’라며 무대에서 내려오는 아이들은 벚꽃처럼 빛났다.

 

안시언 /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