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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행사

문화의 향기를 머금은 대전MBC 여성문화기행 - 커피와 바다, 그리고 미술관

 

 

1990년대 말, <강원도의 힘>이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었다. 남녀 주인공이 현실적인 선택과 이상적인 자아 속에서 고민하며 번갈아 강원도를 찾는 내용이었다. 강원도에서 그들은 나름 고민과 번뇌를 잠시 잊고 작은 일탈을 경험하고 잠깐이나마 내면의 자유를 경험한다. 그런데 대학생 때 이해하지 못 했던 영화 속 장면, 산 속의 금붕어와 집에서 발견된 금붕어의 의미가 불혹을 넘은 지금 불현듯 떠오르는 건 왜일까? 나이가 들었다는 반증인가, ‘어떻게 살아야 되는가’ 하는 고민에 대한 답인지 …. 어렸을때나 젊었을 때 그리고 나이든 지금도, 뜨거운 여름이든 혹한의 겨울이든, 강원도는 영화나 문학작품에서 그려지는 것처럼, 세상살이에서 잠시 벗어나 내면으로 떠나는 여행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이런 설렘에 진한 커피와 푸른 바다, 미술관이 더해진다면 그 여행을 어느 즐거움과 비할 수 있을까?

 

 

커피와 명인
‘커피’만큼 요즘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음료도 없다. 식사 후면 으레 “커피 한잔할까?”가 빠지지 않는 인사말이고, 한 집 건너 커피전문점이 즐비하다. 그렇다면 맛은? 진정 커피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알고 있을까? 강원도 강릉 안목해변 인근에 ‘보헤미안 박이추 커피공장’이있다. 대한민국 1세대 바리스타 박이추 커피명인이 있는 곳이다. 박·이·추, 커피업계 전설로 불리는 1서 3박(서정달, 박원준, 박상홍, 박이추) 명인 중 한사람으로, 커피업계에서는 전설로 불리는 이름이다.

 


무결점의 커피 맛
1974년, 24세. 일본에서 태어난 박이추 명인이 한국으로 건너온 때였다. 경기도 포천에서 목장을 운영하던 그는 36세가 되던 86년, 커피에 빠져들어 일본을 오가며 바리스타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별다방과 콩다방도 없던 시기, 한국에서 원두를볶던 청년이 30년의 세월을 훌쩍 넘기며 커피명인의 반열에 오른 것이다.

 

박이추 커피의 특징은 한마디로 ‘강배전(배전 : 로스팅의 일본식 표현)’을 한다는 데 있다. 원두를 볶을 때 어느 임계점에 다다르면 타게 돼서 일반인들이나 여느 바리스타들은 신맛이 나는 약배전을 하거나 중배전을 하는 게 보통인데, 박이추 명인은 타기 직전까지 볶는 강배전 중의 강배전을 한다. 전국의 맛집을 소개하는 케이블의 한 방송에서 미식가들은 박이추 명인이 내리는 커피를 무결점 커피로까지 칭송한 바 있다. 필자가 경험한 박이추 커피의 맛은 첫 맛은 시지만, 끝 맛은 구수함이 입안을 감도는 것이 인상 깊었다.


동해 바다와 하슬라 아트월드
북쪽으로는 주문진, 남쪽으로는 정동진의 사이에 안목해변 커피거리가 있다. 해변의 백사장을 잇달아 각종 커피전문점들이 즐비하고 여름철이면 커피축제가 열리는 명소이다. 커피 향기가 그윽한 거리를 걷다 보면 갈매기 떼가 떠나지 않는 백사장이 눈에 띄는데, 새우과자를 한 봉지 가져가면 자연 속에서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쉽지 않은 경험을 느낄 수 있다.

 


남강릉 쪽, 정동진 가까이에는 ‘하슬라 아트월드’라는 미술관이 있다. 하슬라는 강릉의 옛 지명이다. 조각가 부부를 비롯해서 예술가들이 지은 곳인데, 야트막한 언덕에 자리 잡은 야외공원은 ‘대지 미술’이라 일컬어지는 조각들이 자연과 일체가 되어 조화를 이루고, 동해 바다의 아름다운 풍광도 마음에 담아올 수 있다. 휴대전화든, 카메라든 셔터를 누르는 곳 어디나 그럴싸한 작품이 되는 곳이다.


이번 달 대전MBC 여성문화기행은 강릉 앞바다의 살랑이는 봄바람 속 깊은 커피향의 여운을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는 추억여행이 될 것이다.

 

조형찬 / 사업국 사업부

 

 

 

124회 여성문화기행<강릉 커피와 예술> 편
일시 : 3월 21일(화)
장소 : 보헤미안 박이추 커피공장- 커피 강의 및 드립 커피 시음
안목 해변 커피거리, 하슬라 아트월드